몇 개월 전, TV에서 한 유명한 일타강사가 말했다.

"제 명품 담당자한테 매번 선물해요. 여행도 같이 가요. 친구 이상이죠."

에르메스, 샤넬, 디올, 루이비통. 손목엔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연봉 100억이 넘는다고 알려진 그 남자가 카메라 앞에서 미소 지었다.

내가 멈춘 건 옷이 아니었다.

그 미소였다.

· · ·

내가 그렇게 미소 짓던 때가 있었다.

샤넬 담당자를 처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그녀를 정말 친한 친구라고 여겼다. 아니, '여겼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 당시 내가 가장 자주 대화를 나눈 사람이 그녀였다. 거의 매일이었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털어놓았다. 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렸다.

그녀는 내 성격을 알았다. 내 입맛, 내 취향, 내 버릇을 알았다. 가족 관계와 집안의 대소사를 알았다. 내 재산도, 학력도, 그날의 기분까지도. 이보다 더 나를 깊이 아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말하면, 일주일 안에 거의 모든 것이 내 손에 들어왔다. 다른 나라에 있는 재고까지 공수 되었다.

VVIP의 세계에선 '필요해'라는 말이 곧 '도착했어요'였다.

그 마법 같은 시간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한동안 나는 그것이 우정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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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은 어느 날 갑자기 왔다.

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한 제품을, 처음으로 그녀가 구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모님, 이 제품은 완불 주문을 하셔야 가능합니다."

나는 놀랐다. 단 한 번도 완불 주문을 해본 적이 없었다. 가져오면 거의 다 구매했다. 메종이 늘 먼저 보내주었다. 그게 VVIP 라인의 약속이었다.

"우리를 결국 돈으로만 보시는 거 맞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이었다. 그녀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아니에요, 사모님. 우리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돈으로만 모든 걸 행동하지 않아요."

울먹이는 그 목소리가 그날의 모든 진실을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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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순간, 두 가지를 동시에 보았다.

하나는 메종의 구조였다.

완불 주문은 그 제품 한 건에 대해 메종이 룰을 좁힌 것이었다. VVIP라는 라인 안에서도, 진짜 희소한 것 앞에서는 룰이 다시 갈라진다. 희소성 등급에 따른 레벨을 나누는 기준이었다.

또 하나는, 그 구조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녀는 시스템의 부품이었다. 그러나 부품 안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도구로 환원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내가 던진 한 마디가, 그녀의 직업적인 자존감을 어쩌다 찔러버렸다.

진심으로 친밀하게 대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채용해, 브랜드의 구조 안에 둔다.
따뜻함은 진짜다. 룰도 진짜다. 둘은 모순이 아니다. 함께 작동한다.

이것이 메종의 진짜 정교함이다. 그날 이후 나는 판매직원이란 직업을 다시 보았다. 친구가 아니었다. 도구도 아니었다. 시스템 안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일하는 프로페셔널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분명해졌다. '또 하나의 가족' 같다고 느끼게 했던 그 친밀함은, 메종이 고객에게서 최대한의 매출을 끌어내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한 심리 메커니즘이었다.

이건 비난이 아니다. 사실이다.

수십 년 동안 다듬어진 그 정교함은, 어쩌면 이 산업이 만든 가장 뛰어난 운영 시스템이다. 다만 안에서 그 시스템을 본 사람은, 더 이상 그것을 우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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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이엔드 관계는 친밀하되 사적이지 않다.

Intimate, but never personal.

이 거리는 결핍이 아니다. 설계다. 그 거리 안에서 메종의 품격이 보존되고, 고객의 위엄이 지켜지고, SA의 인간성도 함께 지켜진다.

브랜드 담당자에게 선물을 하고 여행을 같이 가는 사람은, 그것을 자랑하는 순간 자신의 위치를 폭로한다. 그는 SA의 친구라고 믿지만, 실은 SA의 인간성도 메종의 구조도 보지 못한 사람이다.

진짜 이너 서클에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 말할 필요가 없으니까.